제목 : 21세기 부모교육.
등장인물 : 남편, 부인, 아들
남편)
괜찮아?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아니, 안 괜찮아.
화가 나서 죽어버릴 것 같아.
.
알잖아.
당신이랑 쟤는 이미 다 끝났는데 나만 이런다는 거.
남들의 백 배쯤 느낀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아?
.
그러니까 아까 말한 것처럼,
내가 빠지면 끝나는 게임이야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남편)
우리가 결국 함께 있어봤자 서로에게 더 상처만 입힐 뿐이라는 결론이 낫기 때문에 이혼한 거고, 하고 애를 위해 또 우리를 위해 3명이 끝까지 함께 가기로 한 걸 이미 알고 있다면 그런 이야기를 더 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.
.
.
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그래, 맞아.
너무 생각이 터질 것 같아서 그냥 한 말이야,
넘어가.
.
그러니까 악마가 살고 있다고 마음속에.
아무리 화가 나도 자식이니까 참아야 하는데
그럴 수 없다고 나는.
몇 번이나 말해 이걸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남편)
그게 과연 화가 나는 걸까.
이런 상황에서 자기 자식이 걱정되는 건 당연해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걱정하는 게 아니야.
화가 난다고.
분노.
알아?
--------------------------
남편)
그러니까 그게 분노가 아닐 수있어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잠깐.
있잖아.
내 말에 부정해봤자 내 분노만 더 살 뿐이야.
그러니까 내가 분노한 게 맞다고 인정하라고 다그치기 전에
그 얘긴 그만해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남편)
넌 정말 흑백 논리에 갇혀있어.
모 아니면 도라는 식은 전혀 너한테 도움이 되질 않아.
생각해봐 머가 효율적인지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그래 좋아,
그럼 이 분노는 대체 어디다 쓰라고 신이 나한테 준 거지?
ㅎㅎㅎ
이건 불공평하잖아, 안 그래?
인정해,
모든 사람은 다르다는 거,
근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냐.
왜 나만 이걸 받은 건데?
그러니까 나만 빠지면 된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거 아냐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남편)
그러면 아마 네가 그걸 고쳐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?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고치라고?
그럼, 뭐 처음부터 나쁘다는 거네 내가.
그럼, 뭐 나는 태어날 때부터 악인가?
어?
남편)
아니면 네가 그걸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이미 알아!!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분노는 의심에서 나오거든.
.
.
또 아들한테 속을지도 모른다는 의심.
그렇게 믿었건만.
.
.
그런데 알아.
그 의심이 나 글 쓰게 하는 거야
내가 조용히 저 방에 처박혀서
아무도 안 알아주는 거 죽도록 쓰는 그 원동력이 바로 분노지.
난 알아. 그걸로 뭘 할 수있는지.
쓰는 거야.
그러니까 됐어 그럼.
이제 알았네.
고마워서 그래.
솔직히 이 분노를 안고 살아가면서 글 쓸래?
아니면 이 분노를 버리고 평화롭게 살아갈래?
라고 묻는다면 난 그냥 이 분노 택할게.
왜냐면 나는 쓰고 싶으니까.
그러니까 됐어.
잠깐!
아까 말하려다 잊었는데
.
그럼 당신은 고칠 게 뭐가 있는데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남편)
난 아까 네가 말한 대로 우리 가족 3명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자고 하도록 노력해야지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그래.
고마워.
나도 잘해볼게
피곤한데 어서 쉬어.
내일 당신 생일인데 이게 뭐냐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남편)
난 오히려 잘됐는데 이게.
오늘 왠지 느낌이 왔어.
쟤가 게임에 몰래 돈 쓴 게 아닌지 계속 의심스러웠는데
오늘 운 좋게 내가 쉬는 날이라,
현장에서 딱 잡았어.
그러니까 잘 된 거야.
결국 알 걸 오늘 알았으니까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부인)
뭐,
그래.
.
.
.
그래, 차라리 잘됐다.
그렇게 생각하자
잘자.
어.
--------------------------
남편)
잘자.
by Cherry
Comments